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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싸움'에 20년 표류한 '민주유공자법' ...유족 "바라는 것, 그저 명예회복"

민주화운동원... 선거운동원보다 못한처우

2022년 08월 22일(월) 10:52
조남재 곡성군지회장
20여 년 전 발의된 민주 유공자법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제15대 국회 때부터 10여 차례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를 좀처럼 넘지 못했다.

우리 근현대사는 아프다. 일제 식민 지배가 있었고 동족 간의 전쟁이 있었다. 해방과 동시에 비롯된 분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권위주의 정부 체제가 오랜 기간 지속 되였다.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성립된 건 결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다. 많은 분들의 헌신과 희생의 산물이었다.

사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선양하고 그 희생과 공헌에 상응하는 예우·지원을 위해 제정된 법이 국가보훈 기본법이다. 국가 보훈법 제18조에서는 일제로부터 조국의 자주독립, 국가의 수호 또는 안전 보장,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의 보호 등 공무 수행을 위해 특별히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을 ‘희생·공헌자’로 인정하고 있다.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싸웠던 모든 국민들의 눈물과 노력들이 이 법안으로 특혜를 누릴 몇몇 민주화 운동권 인사들로 빛을 잃어왔던 그것도 사실이다.

지난 20대 국회는 개혁·진보진영이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여 123명 의원이 법안 발의에 참여했고, 후반기 국회 회기 중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여 법률 제정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문재인 정부와 21대 국회에서 180석을 점유한 민주당은 우리 사회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지 못해 냉정한 심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민주 유공자법을 발의했다가 보수언론 공세에 굴복하여 철회하고, 지방선거와 대선에 부담이라며 재발 의를 포기했다.

정권을 빼앗기고 나서야 민주 유공자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서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앞세워 정치적 부담과 부정적 여론은 최소화하겠다는 졸렬한 행태를 눈 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다.

민주 유공자법 제정의 취지와 민주유공자의 정치·사회적 의미에 대한 고찰은 없다.

민주당이 제출한 민주 유공자법률안은 유공 대상을 사망, 상이, 행불자에 한하며, 그 대상자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실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예우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기본법에 근거한다지만, 당치 않는 말이다.

민주화운동 관련 법률들은 독재와 권위주의 시절에 국가가 시민에게 부당한 공권력을 폭력적으로 행사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진실을 밝히며, 사회적 화해를 이룬다는 진실·화해 모델을 기초로 하고 있다.

5, 18 관련 법률이 "특별법"으로 제정된 배경이기도 하다. 피해자에게는 명예회복과 적절한 보상을 담아야 할 것이다. 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에 항거하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례는 다양하다. 국가가 양심, 표현, 결사 표출한 시민을 국가보안법으로 옥죈 사례도 부지기수이다.
4·19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외에도 다양한 민주화운동 참가자에게 지원하는 것은 과도한 특혜라는 반론이 정치권 등에서 나오며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그중에 특별하게 희생당한 분들에 대해 평가하고 합당한 예우를 하자는 것에 대해 과도하다고 하는 것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얼마전 권성동 의원이 사적 채용에 선거운동도 열심히 해 공로가 충분했으니 7급 자리로 보내면 알맞았는데 9급 자리로 가격에 맞지 않았다며 외려 미안해했다 하였다.
선거운동을 하면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하고 민주화운동을 하면 역적 취급을 하는 국민의 힘의 원님들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의인들은 대개 그래야만 했기에 몸이 자동으로 나가더라고 입을 모은다. 구해야 할 사람에게서 피어날 선의를 생각할 틈은 없다. 민주화의 과실을 나눠 먹고 있는 이들이 민주유공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 건 마땅하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이 국가유공자로 정당하게 인정받는 것이 유가족들의 마지막 바람이다. 지금이라도 국가는 희생자들에 대한 법적, 역사적 책임을 다해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미래세대에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 다시금 되새겨야 할 '외침'이지 않을지.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기자이름 대한기자협회 광주전남협회 조남재 기자
이메일 jgkorea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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