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 2020.08.13(목) 21:25
오피니언
칼럼
독자기고
인터뷰
기자수첩
새해에 우리는 희망의 꿈을 다시 꾼다.
2020년 01월 01일(수) 13:10
▲서길원 大記者(대기협 순천시지회장)
-새해에는 제발이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기보다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 우리는 희망의 꿈을 다시 꾼다. 제발 부끄러움과 수치는 국민의 몫이 아니길 바란다.-

기약하지는 않았지만 기약한 그날처럼 새해 첫날이 어김없이 밝았다. 오늘 아침 우리는, 새해처럼 그렇게 기약이야 없다손 치더라도 다시금 희망의 이름을 새기는 출발점에 섰다.

여느 해라고 다르겠는가마는 지난해는 유난히도 예측할 수없는 불확실성이 극대화 된 한 해였다. 국내 정치상황이 그렇고, 대외환경 또한 그 못지않게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보일 듯 보일 듯 하던 한반도의 평화는 해가 저물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다시금 예전의 긴장 속으로 되돌아가버렸다. 북한의 김정일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손잡고 웃었다가도 다음날에는 잡았던 손을 놓아버리고 시계바늘을 되돌려 평화대신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놓고 일본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무역보복에 나섰고 분노한 국민들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맞섰다. 한일관계는 우방이나 이웃이 아니라 마치 적대국처럼 멀어지고 말았다. 다시금 깨어진 그릇을 붙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가슴속에는 서로 간에 깊은 앙금을 남겼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중성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하루는 웃고 하루는 우는 국내경제상황을 초조히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 같은 대외환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내부는 또 얼마나 혼란의 연속이었는가. 조국사태로 국론은 막무가내 그 자체였다. 한쪽에서는 막무가내로 증오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막무가내로 옹호하며 전쟁을 치르듯 한 해를 보냈다. 국민들은 정부와 검찰이 서로 맞서는 듯한 초유의 사태에 가슴을 태우면서 한해를 보냈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의욕은 ‘의욕’ 그 자체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정국이 스텝만 꼬이는 한해였다.

정치는 실종되고 국회를 채우는 것은 국정을 논하는 선량들의 장소가 아니라 이익집단의 이전투구의 장소가 되어 버렸다.

여야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입만 열면 ‘극우’니 ‘극좌’니 하면서 서로를 물어뜯기에 바쁘다. 삭발과 단식, 농성은 이제 약자의 자기주장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여기에 막말까지 자랑스럽게 여기는 판이 되다보니 부끄러움은 국민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권력자와 가진 자들의 금 수저 작태는 여전했고 그들은 그를 당연시 했다. 허접한 인간들이 만들어 낸 웃지 못 할 꼬락서니를 보고 또 본 한 해였다.

하늘높이 치솟던 대통령과 집권당의 인기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반성 없는 야당은 반사이익으로 어깨춤만 추는 세상에서 국민들은 그저 착잡하기만 한 한해였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그 어려운 한 해를 버텨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용기 있게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새해라고 해서 궁핍한 삶이 나아지고, 천지개벽하듯이 갑 질이 사라지지는 않을 테지만 나의 궁핍함이 위로를 받고, 을들의 희망을 위해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어야 한다.

새해에도 우리는 여전히 궁핍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남북 간, 북미 간 줄다리기는 여전하여 평화는 아직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새해에도 갑들은 자기들만의 세상인양 기고만장할 것이다. 정치권력은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어쩌면 더 당리당략에 얽매여 싸울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젊어서 절망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오늘은 새롭게 길을 나서자. 희망이 고문이 되더라도 세상을 이겨내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기도하듯 맞는 새해 아침이다. 고인이 된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는 새날의 기도이기도 하다.

‘매양 추위 속에/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파릇한 미나리 싹이/봄날을 꿈꾸듯/새해는 참고/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오늘 아침/따뜻한 한 잔 술과/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그것만으로도 푸지고/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 해가 가고/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경자년(庚子年)이 밝았다. 다산과 절약, 지혜와 인내심의 상징인 쥐띠 해다. 그 것도 육십 간지의 37번째인 ‘하얀 쥐의 해’다.

올해에는 4·15총선이 치러진다. 정치권이 저 모양인데도 우리는 누군가를 뽑아야 한다. 외면하기보다는 최선은 아닐지언정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새해에는 제발이지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기보다는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 우리는 희망의 꿈을 다시 꾼다. 제발 부끄러움과 수치는 국민의 몫이 아니길 바란다.
기자이름 대한기자협회 광주전남협회
이메일 jgkoreaja@hanmail.net
대한기자협회 광주전남협회의 다른 기사 보기
‘그 나물에 그 밥’인 장관과 의사
변화는 여전이 늪에 빠져 있다.
‘서울대(서울 소재 대학)’를 해체하라
권력은 정직할 때 그 공고함이 더한다.
지역성장의 미래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삶이라는게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코로나19 ‘통계수치’가 주는 의미
옳은 말도 무시되는 진중권의 벼린 말들
스쿨존 안전운전은 어린이와 우리 모두의 행복
과거를 묻지 마세요
21대 국회에 거는 5·18 관련 특별법
뒷모습이 아름다운 정치인을 보고 싶다